첫 회고
Intro
개발자로서 벌써 5년의 시간이 지나고 퇴사한 지 2달이 지났습니다.
저는 2018년 8월에 첫 회사에 입사하여 10개월간 연구개발팀 그리고 이직하여 2019년 6월을 시작으로 4년 6개월 동안 개발팀으로 근무하고 2023년 11월 20일에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5년 동안 회사 생활을 회고하면서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제가 살아감에 있어서 이러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회사를 생활하면서 개발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때의 상황과 생각을 기록해 보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첫번째 회사
1) 주니어 개발자
첫 회사에서 개발자는 저 혼자였습니다. 앱 개발 및 웹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비록 1인이지만 PL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 항상 부담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주니어 개발자로서의 프로젝트 일련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일정에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디자인 파트와 의견이 맞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기능은 테스트 없이 서비스를 오픈했던 상황도 있었습니다.
교육 중에만 운영하는 서비스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없기를 바라며 계속 기도했던 기억이 있네요.
큰 부담감으로 진행했던 첫 프로젝트이지만,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현실은 냉혹했고 이로 인해서 많은 자책을 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상황에 한번은 마주할 것이라 생각은 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라는 말처럼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다음은 되었을지 라는 생각도 하면서 긍정적인 영향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경험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었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이용하여 전체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춘천에 데이터 센터를 세운 이유였으며 서버룸, Control Center에서의 모니토링을 하는 모습 등 내부의 모습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보안 및 시간상의 이유로 눈으로 밖에 볼 수 없었으나 내가 생성한 데이터들이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2) 비개발직 사회생활
입사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나고 어느 날부터 개발과 관련 없는 업무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강의 물품 정리, 사업 계획서 작성(?) 등.
당시에는 사회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는 업무를 무작정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사업 계획서를 써야 했는지…
처음에는 “에이, 잠깐만 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우려와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업무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한 달 정도 이러한 업무가 지속되면서 고민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앞으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고민이 많은 시기였습니다.
첫 회사이고 개발하면서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로서의 발전을 위해 처음으로 퇴사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회사
1) 배움과 착각
처음 접해본 규모의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방식으로 응용해서 운영하는 방법을 볼 수 있었습니다.
CTO님 그리고 팀장님께 정말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개발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른 대응 방법을 많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실제로 여러 업무를 하면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문제는 있었으며, 팀장님께서 말씀 주신 말을 상기하면서 대응 능력을 길렀던 경험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퇴근하고도 공부를 계속해서 이어나갔습니다. 제가 공부한 것을 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더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하였고, 시스템 매니지먼트에 대한 개발팀 워크숍에서 대구팀 대표로 발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팀 내 파트장을 맡게 되었지만, 지금껏 혼자서 개발하는 일이 많았다 보니, 이런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혼자만 하려고 하지 말고 나눠서 일해라”
지금껏 혼자서하는 업무 대한 경험이 많다 보니, 마음 편하게 내가 작업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회사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파트의 협업도 부족하고 업무 진행이 미흡해 자잘한 이슈들도 있었습니다.
주관적인 판단에만 치우치다 보니 ‘협업’을 ‘의존’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했듯이 좋은 기술을 공유하면서 개발자로서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2) 퇴사 결정
4년 6개월 회사 생활 끝에 퇴사했습니다. 퇴사에 대한 생각은 일찍 갖고 있었습니다. 다만, 내부에서도 저의 능력을 인정해 주고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있다 보니 당시에는 갈팡질팡했던 것 같네요.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공부한 것들이 썩는 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프로젝트와 같은 구조 바뀌는 것이 없다 보니, 새로운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시스템 리팩토링에 대한 얘기도 했으나 회사에서는 시간, 인력 등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는 없으나 언젠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할 일을 계속하면서도 마음 한편에 약간의 불안함과 답답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가치관을 기준으로 계속 있다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자문해 보았을 때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회사 생활은 마무리가 되었고 이직을 결심하였습니다.
Outro
개발에 대한 내용보다 5년의 회사 생활 동안 어떠한 생각을 했었고 느꼈는지를 초점으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매번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제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낯간지러워 미루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외부의 요인으로 이제서야 실천에 옮기게 되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어떠한 생각과 그 속에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제 경험을 계속해서 기록해 보려 합니다.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들을 써 내려가면서 놓친 부분과 잊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는 이 정도면 되겠지, 지금이면 괜찮겠지, 이런 착각을 많이 해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적인 위치에 올라가기 위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 보면서 스스로를 객관화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